스토리/뉴질랜드 썰

학창시절 최고의 기억/뉴질랜드에서 있었던 일상/교환학생/뉴질랜드 고등학생

숩숩몬 2021. 5. 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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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사진첩을 찾아보다가 4년전 사진을 발견했다!
뉴질랜드에 아주 잠깐 있었을 때 사진들이었는데
너무 행복해보이는 사진들도 많고, 즐겁고 재밌었던 기억도 있어서
나중에 더 까먹기 전에 내 블로그에 남겨두려고 포스팅한다.




당시 우리 고등학교에서 호주에 자매결연 학교가 있어서
매년 방학에 짧게 호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내가 가게 되었을 해에는 호주가 갑작스럽게 뉴질랜드로 바뀌게 되었다.

자연과 조용한 시골을 좋아하는 나는 뉴질랜드에 가는 것이 훨씬 좋았고,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들 떠있던 순간이었다.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찍은 밖 풍경 사진도 있다.

달리는 버스 안이라 다 흔들렸지만, 대충 얼마나 넢은 초원이 있는지 감이 올 것이다.
내가 원하던 자연 그 자체였다.
정말 집이 10분 거리에 하나씩 있을 정도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나는 내가 다닐 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홈스테이 가족들을 만났을 때 첫인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너무 기대돼서 배가 아픈 기분이었다.
나는 룸메이트인 친구랑 밤 늦게 침대에 누워 조잘거리면서 떠들 기대도 하고 있었다.
(나의 로망)

학교에 도착했을 때 나는 뉴질랜드 학교를 보고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가장 높은 건물이 2층 정도였고 대부분이 1층 건물로 되어 있는 넓은 학교였다.
항상 5층까지 기어 올라가던 한국의 학교와는 달랐다.
발에 밟히는 풀도 인조잔디가 아닌 진짜 잔디였고, 뭔가 대학교 같은 기분??

학교 체육관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같이 온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홈스테이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원래는 한 집에 한국 학생 2명씩 홈스테이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정에서 1명 밖에 받지 못한다고 한것이다.
이미 학교에 도착해 있었던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당황했다.
다행히 다른 1명을 받아주실 홈스테이 가족분을 새로 섭외했고, 문제는 2명씩 짝지어 놓은 팀이 흩어져야 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고 혹시 여기서 친구와 떨어져서 혼자라도 홈스테이 집에 들어갈 사람이 있냐고 물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번쩍 손을 들었다.
뭔가 한국 사람 없는 집에서의 생활, 새로운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더 대박인 거는
내 짝꿍도 손을 든 것이다.
(우리 서로 싫어하는 사이 아님.)
그래서 나랑 내 짝꿍은 서로 다른 집으로 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팀이 욕심이 많았다ㅋㅋ

그렇게 홈스테이 가족들을 만나는데, 백인 여성분과 내 나이 또래의 일본인 여자아이,
태국인 여자아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두 아이도 나처럼 여기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던 것!
나는 처음 만난 그 어색한 상황에서 준비한 인삿말을 하며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계속 조잘거렸다.

집에 도착한 후 홈스테이 마마가 나에게 방을 안내해주셨다.
나는 니모라는 이름의 태국인 여자아이와 같은 방을 쓰기로 했다.


이곳이 나와 니모가 사용하는 방!
저 흰 침구가 놓여진 침대는 니모의 침대, 검정 침구는 나의 침대이다.
벽장에 걸려있는 교복은 왼쪽은 내 교복, 오른쪽은 니모의 교복!
니모는 여기서 2년을 살았기 때문에 영어도 거의 현지인 수준이었고, 공부도 잘하는 친구였다.
즉, 니모의 교복은 실제 내가 다닐 뉴질랜드 학교의 교복인 것!

짐을 대충 풀고 거실로 나가자 홈스테이 마마가 (편의상 이제는 엄마라고 하겠음) 나에게 지켜야 할 규칙을 가르쳐주셨다.
맨 처음 보여주신 것은 집 밖에 저~ 멀리 있는 물탱크 두개!
"여기는 한국과 달라. 저 물탱크에서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샤워를 10분 이상 할 수 없어."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집에서 열심히 10분 내로 하는 샤워를 연습했기 때문에
나는 자신있게 오케이 라고 했다.

"니모는 9시에 자야해. 그렇지 않으면 다음 날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 없어."

니모가 9시에 잔다고..?
그럼 내 로망은? 새벽에 하는 조잘거림은..?

"저는 한국에서 새벽 2시에 자는데여...? 제가 9시에 잘 수 있을까요..?"

엄마는 내가 하루 종일 영어를 듣기 때문에 뇌가 피곤해서 9시에 잘 수 있을거라고 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실제로 9시가 되니까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9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나는 일상을 보낸 것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때 만큼 삶의 질이 높았던 적이 없음.

뉴질랜드 집에는 '마일로'라는 너무 예쁘고 고급스럽게 생긴 고양이가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고양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고 강아지만 좋아했는데
마일로를 만나고 나서 고양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너무 사랑스러운 동물임.

내 방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꼽자면

바로 이 창문이었다.
큰 창문 밖으로 내가 좋아하는 푸른 들판이 보이는 방!
거기에 시원하고 청순한 컬러의 커튼까지
완전 하이틴 그 자체!!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
다음에는 학교에 가기 전에 한국 고등학교 친구들과 뉴질랜드 관광했던 사진들을 풀도록 하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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